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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판숏츠

전세집에 인테리어하는 ㅌㅌㅌ

세입자가 나와서 전셋집에 붙박이 장을 맞추고 바닥과 톤앤톤을 맞추려 시트지를 손수 붙였다고 한다.
붙박이 장의 경우는 일일이 치수를 재서 직접 맞췄다강조한다. 치수를 재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싶지만;; 
암튼!!

집안 인테리어는 신축 아파트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지만 개성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.
세입자는 “자신의 생활의 패턴을 담아 인테리어를 한 집이 매일매일 훨씬 행복하다”라고 한다.
매일매일 행복하다니 뭐 그런가 부다.
딱히 공감은 가지 않지만 세입자가 한번 이상은 들어 봤을 법한 소리 '돈ㅈㄹ'이라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.

 
조금 띠꺼운건 유튜브 영상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거나, 많을 것 같은 경우 댓글사용중지를 하는데 이 영상이 댓글사용중지이다. 
댓글 사용이 가능 했다면 갑론을박 정도는 예상된다.
댓글 내용을 대략 유추하면
‘저 돈 모아서 새 아파트 이사 가면 되겠네’ ‘집 살 돈은 없고 새 집처럼은 살고 싶어서 허세 부리는 거 아냐?’
‘내 집에나 저렇게 투자하지 남의 집에다 뭐 하는 짓이지? 돈이 썩어나나?’ '그냥 집을 사라~' '자기 돈으로 하는 건데 니들이 뭔 상관이야?' '행복하다잖아~' '지 돈으로 뭘 하든 상관없는데 영상을 만들어서 굳이 내가 알게 하냐~'등의 비난과 옹호의 댓글이 쏟아졌을 것 같다. 
유튜브 운영자가 댓글사용중지를 한 진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댓글을 회피하려는 의도는 확실하다. 

다만, 여기서 우리가 의식의 흐름대로 넘어가지 말고 한 번은 생각해 볼만한 것이 있다.
바로 다양한 관점으로 세입자를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. 
우리는 저 세입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.
주거지를 정착해서 할 수 없는 직업일 수 있다.
잠시 한국에 있다가 해외로 나가거나 타 지역으로 직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일 수 도 있다.
인테리어 관련 일을 할 수도 있다.
집안에서 유튜브나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라서 집=사업장 일 수 있다.
많은 자영업자들도 매월 월세를 내며 건물주의 안락한 삶에 일조하는데 집안이 사업장이라 사업장 인테리어 한 것이 뭐그 큰 대수일까?

이도 저도 아닐지라도 저런 ‘돈 ㅈㄹ’을 통해서 유튜브 알고리즘을 선택이라도 받지 않았나?
일단 얼굴을 공개하였으니 유명세는 얻었다.
그 유명세로 뭐라도 갖다 붙여 “인테리어 저렴하게 하는 방법! 인테리어 비용 얼마 안 들었어요!”라는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할 수 도 있다.
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해도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해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하는 영상이 어디 한둘인가?

혹은 애초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 위해 작정하고 댓글창도 닫으며 어그로를 끈 것 일 수 도 있다. 
어그로 영상이라면 매우 성공적이다!
인테리어에 1도 관심없는 내게 영상을 띄어줄 만큼 알고리즘이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.
심지어 2.4만의 '좋아요'라니!!
나처럼 '싫어요'를 누른 사람이 두 배 이상일 수도 있겠지만 '싫어요' 숫자는 나오니 않아 뭐... 알 수가 없다. 
매력적인 얼굴과 작정하고 실루엣이 돋보이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좋아서 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긴 한다. 하지만 이 또한 알 수가 없다. 
 
어쨌든 수없이 많은 유튜브 영상 중에서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은 것 만으로 좋은 게 아닐까?
다음 전세를 내줄 때는 최근에 인테리어를 했다며 전셋값을 올려도 될 테니 집주인 입장에서도 딱히 싫을 것 같지는 않다.
 
이슈가 된 영상을 제작한 제작자와 자신의 생활패턴을 담은 신축아파트와 같은 전셋집을 구경시켜 주는 세입자는 원하는 관심을 얻어 즐겁다.
아! 부분 인테리어가 되어 있다며 다음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올려도 될 집주인까지!!
이 영상에서는 어느 누구도 손해 보는 사람은 없다.

반감을 삼키지 못한 나만 개 답답하다.
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를 숏츠를 보고 있는데 멍청한 알고리즘은 인테리어에 1도 관심없는 나에게 전셋집에 신축아파트같은 인테리어를 하고 행복, 돈ㅈㄹ하는 영상이라니!!
아니??!!! 알고리즘이 똑똑한 건가?!!